많은 영화 팬들이 촬영지를 성지순례하듯 찾지만, 정작 영화 속 감동을 만들어내는 건 ‘카메라에 담긴 공간 자체’보다 그 공간을 설계하고 창조한 세트 디자인입니다. 특히 한국 영화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서사와 정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세트 미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히 로케이션을 넘어, 한국 영화 속 세트 디자인이 어떻게 내러티브와 감정선에 기여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서사를 설계하는 공간: 이야기의 중심이 된 세트들한국 영화에서 세트 디자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사의 핵심 요소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세트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극 중 ‘반지하 집’과 ‘박 사장네 저택’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