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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전략 변화

오리지널팝콘먹자 2025. 7. 26. 12:05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플랫폼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단순한 현지 콘텐츠가 아닌, 전략적 글로벌 콘텐츠로 포지셔닝하며 막대한 투자와 배급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이후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기획, 캐스팅, 제작, 홍보 방식까지 급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어떻게 글로벌 전략을 변화시켜왔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흐름을 통해 분석합니다.

 

 

 

글로벌 타깃 중심으로 바뀐 기획 단계

OTT 플랫폼의 핵심 전략 변화는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부터 나타납니다. 과거에는 국내 시청자 중심의 서사 구조와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예 처음부터 글로벌 시청자를 타깃으로 잡고 만들어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빚과 계층 갈등’이라는 주제를 한국적 배경 속에서 다루지만, 그것이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되었습니다. 영어권 관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상징물(예: 초록색 운동복, 달고나, 기하학적 마스크)을 전면에 배치해 콘텐츠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했습니다. 이후 제작된 ‘더 글로리’, ‘마이 네임’, ‘수리남’, ‘D.P.’ 등도 폭력, 복수, 마약, 군대문화 등 세계적인 감정 코드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텔링을 채택했습니다. 동시에 한국 사회 고유의 이슈(학교폭력, 군 내 가혹행위, 정치 부패 등)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한국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것이죠. 또한 OTT 오리지널은 시즌제 중심의 구성, 플롯 설계 등에서도 기존 방송국 중심의 16부작, 단막 위주의 포맷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형식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는 플랫폼별 알고리즘과 시청 패턴 분석 데이터를 반영한 글로벌 맞춤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캐스팅, 언어, 번역 전략의 변화

콘텐츠의 국경을 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언어와 번역, 그리고 출연진의 글로벌화입니다. 한국 콘텐츠가 OTT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제 자막과 더빙은 단순한 번역 작업이 아니라 로컬라이징 전략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CC (Closed Caption)로컬라이징 부서를 통해 30개 이상의 언어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번역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어·스페인어·프랑스어 더빙까지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영문 자막 번역의 정확성과 감정 뉘앙스에 대한 논란을 계기로, 이후 출시되는 한국 콘텐츠에서는 더 세밀한 번역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캐스팅 전략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리남’은 국내 배우 외에도 미국 배우와 다국적 배우를 함께 출연시켜 극의 리얼리티를 강화했으며, ‘택배기사’‘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신인 배우 발굴 전략과 맞물려 신선한 얼굴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에게 어필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일본어·중국어를 혼용하거나, 외국 배경을 활용한 다국어 혼합 콘텐츠도 증가 추세입니다. 이는 콘텐츠 자체를 다문화적으로 구성해 더욱 넓은 시청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이며,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선 글로벌 콘텐츠 내재화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과 플랫폼 전략의 진화

과거에는 콘텐츠가 완성된 이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현재는 콘텐츠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동반됩니다. OTT 플랫폼은 지역별 시청자 취향을 분석해 개별 국가별로 커스터마이징된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 출시 전, 영어권 국가를 타깃으로 ‘revenge thriller’라는 키워드 중심 마케팅을 펼쳤으며, 스페인·중남미 지역에는 유사 장르인 ‘복수극 시리즈 묶음 추천’으로 배포 전략을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무빙’의 경우도 눈에 띄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일본에서는 ‘초능력 학원물’로 브랜딩하고, 북미에서는 가족 중심의 ‘슈퍼히어로 드라마’로 포지셔닝해 지역별 기대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이러한 국가별 마이크로 타깃 마케팅은 SNS 광고, 유튜브 트레일러, 쇼츠, 인플루언서 협찬까지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실행되었습니다. 또한, 2024년 이후로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애플TV+, 아마존 프라임비디오까지 한국 오리지널 제작에 뛰어들며 경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들은 독점 방영권, 제작비 전액 부담, 글로벌 동시 공개 등의 조건을 내세워 한국 제작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콘텐츠별로 오리지널 vs. 공동제작 방식도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OTT 플랫폼들은 단순히 한국 콘텐츠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기획과 제작, 마케팅까지 개입하는 총괄 파트너의 역할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콘텐츠의 산업 생태계 구조에도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 중입니다.

OTT 시대의 도래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 단순한 유통 채널의 확대를 넘어, 기획부터 배급까지의 전 과정에서 글로벌 기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는 더욱 전략적이고 다층적인 형태로 진화 중이며, 이는 한국 콘텐츠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기술, 문화, 마케팅이 어우러진 융합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국내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가 이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